[독서기록]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내 나이 스물아홉. 나처럼 누군가는 스물아홉살이 될테고, 스물아홉일테고, 스물아홉이었을 것이다.
그럼 그들은 어떤 스물아홉을 보낼 것이며, 또 어떻게 보냈을까?
이런 물음이 떠올랐던 건 이 책,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라는 제목을 보고난 뒤였다.
스물아홉이라는 건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나이다.
열 아홉에는 스무 살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설렘, 기대감, 흥분 등이 공존하는, 미지의 미래에 대한 기대로 가득찼다.
그러나 스물 아홉인 지금, 열 아홉의 그 것과는 다르다.
우선 그렇게 스무 살을 손꼽아 기다리던 열 아홉과 달리, 서른에 대한 약간의 거부감과 걱정으로 시간이 조금만 더 더뎠으면 생각한다.
또한, 서른만 바라보는 것이 아닌 지난 시간을 돌아보게 된다.
책의 주인공 하야마 아마리 또한 스물 아홉에 그런 고민을 했고,
고민 끝에 자신이 쓸모 없으며, 돌아볼 지난 시간에서조차 아무런 아련하고 그리운 경험을 찾지 못한다.
책의 도입부를 읽으며 오랜만에 생각했고, 나를 돌아봤으며, 끝내 우울해졌다.
항상 무언지 모를 그 어떤 것을 붙잡고자 방법도 모른 채 끊임없이 부딪히고 달려왔지만,
나 또한 상황이 다르지 않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다시 한 번 무언지 모를 그 어떤 것을 붙잡고자 방법도 모른 채 끊이없이 부딪히고 싶어졌다.
- 목표를 만들고, 이를 이루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이를 현실화시키기 위한 전에 없던 용기를 내고 싶다.
- 기적을 바라므로, 발가락부터 움직이고 싶다.
- 가진건 없지만 할 수 있는 것까지 없는 건 아니므로 무언갈 하고 싶다.
- '자기무대'를 가짐으로써 '자기무대'를 가진 사람 특유의 자신감과 지속적인 당당함을 갖고 싶다.
- 지나가보지 않음으로써 생긴 두려움의 막을 뚫고, 그 뒤에 펼쳐진 또 하나의 여전히 아무렇지도 않은 또 하나의 평범한 세계를 경험하고 싶다.
이 책이 고맙다.
어느 평범한 아무 생각 없던 스물 아홉에게 돌아보고, 바라보는 사색의 시간을 갖게 해줬다.
에세이나 자기계발서는 우리가 모르는 새로운 내용을 알려주지 않는다.
다만 다시 한 번 삶에 있어 중요한 것을 상기시키고 다시금 '싶어지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목표의 구체성, 그리고 시한부 목표의 힘을 기억하고 실천해나가야겠다.
